지난 편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수면제 약은 얼마나 효과를 보는 것일까?
일단 수면제의 효과를 알아보기전에 NNT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NNT는 Number Needed to Treat의 약자로
한 명에게 추가 효과를 만들기 위해 몇 명을 치료해야 하는가
를 말한다.
예를 들어
NNT = 8이라면? 8명을 치료했을 때
그중 1명은 ‘약 덕분에 추가로 좋아진다’는 의미이다.
정확히는 '약이 없었으면 안 좋아졌을 사람 중 1명을 더 좋아지게 만든다'의 개념으로 수면제 효과를 측정할 때 사용한다.
그래서 살펴보았을때
2020년 이후 메타분석 및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보면
수면제의 평균 효과는
잠드는 시간: 약 20~30분 빨라짐
총 수면시간: 30~60분 증가
자다 깨는 시간 감소
요정도로 볼 수 있다.
수면제의 NNT는
대부분 수면제: NNT 6~8 정도를 보인다.
즉, 6~8명 치료했을 때 1명에서 추가 효과를 보이는 정도이다.
- 다시말하면, 8명을 치료하면
3명: 그냥 좋아짐 (플라시보)
1명: 약 덕분에 추가로 좋아짐
4명: 큰 변화 없음
을 보인다.
생각보다 효과가 약해보이지만
- 빠른 증상 완화로 당장 못 자는 상태 해결해주고
- 잠을 못자는 공포를 감소시켜 악순환을 차단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이다.
또한 최대한 잠시간을 보충시켜
20~30분 더 빨리 잠들게 만들고
30~60분 더 자게 만들어
총 수면시간을 늘려주는데 역할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수면제의 결론은 도움은 되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방식으로 수면제 대신 잠을 청할 수 있을까?
사실 미국내과학회(ACP)나 미국수면학회(AASM)에서는 약물치료보다 CBT-I(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먼저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크게 다섯가지가 있다.
- 자극 조절 요법 (Stimulus Control Therapy)
자극 조절 요법은 침실을 '잠을 자는 공간'으로만 뇌에 각인시키는 훈련으로
졸릴 때만 눕기: 피곤하다고 눕지 말고, 정말 잠이 올 때만 침대에 들어가기
침대에서 딴짓 금지: 침대에서는 오직 잠만 자는 것으로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 독서 등은 절대 하지 않는 것이다.
15~20분 내 못 자면 나오기: 잠이 안 오는데 누워 있으면 뇌가 '침대는 깨어 있는 곳'으로 착각하기 때문에 거실로 나와 정적인 활동을 하다 졸릴 때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 수면 제한 요법 (Sleep Restriction Therapy)
수면제한요법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여서 약간의 수면부족을 인위적으로 유발하여 수면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수면 효율 계산: 실제 잠든 시간을 침대에 누워 있던 전체 시간으로 나누고
누워 있는 시간 조정: 수면 효율이 낮으면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줄여 잠에 대한 수면 욕구를 강화시킨다.
- 인지 치료 (Cognitive Therapy)
인지치료는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나 불안을 바로 잡는것으로 잠에 대한 불안으로 수면을 더 못하게 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부정적 생각 교정: "오늘 못 자면 내일 망칠 거야" 같은 파국적 생각을 "조금 못 자도 내일 생활은 할 수 있어" 같은 현실적인 생각으로 인해 수면문제를 악화시키는 인지 및 행동을 교정하는 치료이다.
- 수면 위생 (Sleep Hygiene)
수면 위생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으로
기상 시간 고정: 주말을 포함해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고
- 낮잠 피하기
- 잠자리에서 핸드폰 금지
카페인 및 알코올 제한: 오후 이후 카페인 섭취와 잠들기 전 음주를 피하는
기본적인 생활습관 교정이다.
- 이완 훈련 (Relaxation Training)
마지막으로 이완훈련은 복식 호흡이나 점진적 근육 이완법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것이다.
이렇게 CBT-I를 미국수면학회에선 약물치료보다 우선적으로 시행하기를 강하게(Strong) 권고하고 있고 근거수준도 다른 약물치료는 대부분 낮은데 반해 (Low) 오히려 인지행동치료는 근거수준이 중간단계 (Moderate)이라고 보고 있다.
즉, 인지행동치료를 먼저해보고 그 후에도 안되면 약물치료를 해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모든 수를 다 써보았음에도 불면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렇다면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한의학에서 불면을 바라보는 시점은 이렇다.
불면을 하나의 증상으로만 보지 않고, 왜 잠이 안 오는가에 따라 유형을 나눠 접근한다.
특히, 현대 신경생물학과 연결해 보면 꽤 흥미로운 접점이 있다.
- 스트레스형·예민형 불면
쉽게 말해 머리가 계속 돌아가고, 잠자리에 누우면 생각이 많아지는 타입이다.
한의학적으로는 간울, 심신불교, 울체된 열의 양상으로 해석할 수 있고,
현대적으로는 편도체 과활성, HPA 축 항진, 오렉신 과활성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경우에는 뇌의 과활성과 편도체로 가는 자극으로 가는 통로인 고립로핵(NTS)의 신호를 꺼트려주는 시호나 치자, 스트레스성 물질을 해소하는 향부자 등의 약재를 써서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전체적인 근육과 신경의 신호를 내려주는 방식으로 치료하게 된다.
시호(좌), 향부자(우)
- 에너지가 부족해 쉽게 깨는 불면
피곤한데 깊게 못 자고, 자주 깨며, 꿈이 많고, 아침에 개운하지 않은 타입으로 여기서도 더 나뉘게 된다.
현대적으로는 회복 수면 저하, 자율신경 불안정, 만성 스트레스 소모 상태, 수면중 체온저하와 겹치는 면이 있다.
(1) 만약 주간에 밥을 잘 못먹거나 열량이 부족하여 수면 이후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다.
수면 중 체온이 급격하게 감소하면 그로인해 자다가 깰 수 있는데 이런 경우
- 밥을 잘 챙겨 먹거나
- 그에 해당하는 에너지 원을 주게된다.
바로 대표적인 약재가 인삼이다.
(2) 야간의 면역반응으로 인해 중간에 깨거나 대사처리가 밤에 일어나는 경우에 자다가 깨거나 수면유지가 잘 안될 수 있다.
이런경우 나타나는 증상이 몸의 국소부위 (예를들면 손발이 갑자기 뜨거워짐)나 머리, 복부 팔다리 이런 부분이 열이 오르거나 뜨겁거나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 간의 대사나 밤에 활발하게 작용하는 면역반응을 줄여 몸이 회복하고 수면상태에 빠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대표적인 약재는 면역반응을 억제해주는 지모나 황백 등이 있다.
혹은 간의 대사를 도와주는 오미자, 삼릉, 봉출 같은 약재도 존재한다.
지모(좌), 황백(우)
- 우울증이나 기타 다른 문제로 인해 새벽4~5시 이후에 잠에 드는 불면
뇌신경이나 우울증으로 인해 뇌기능이 전체적으로 저하되어 있고, 세로토닌 분비의 저하와 코티솔 분비의 증가로 잠이 안드는 불면이다.
한의학에선 이걸 심허로 보고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해줄수 있고 우울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약재들을 쓴다.
대표적으로 연자육이나 원지, 석창포 등을 기반으로 치료에 들어간다.
물론 이런 약재들의 핵심은 결국 약이 중요한게 아니라 잠을 방해하는 각성과 불균형을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면이라는 증상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따른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제거해주느냐에 따라 같은 불면이라도 다르게 치료가 되는 것이다.
불면이 있다고 해서 모든 치료가 같을 수 있지 않다. 사람에 맞게, 왜 불면이 생겼는지를 알아야
어떤 방식으로 치료해야할지 방향성이 달라진다.
참고문헌
Sateia MJ et al. (2017) Clinical Practice Guideline for Pharmacologic Treatment of Chronic Insomnia DOI: https://doi.org/10.5664/jcsm.6470
Riemann D et al. (2022) The European guideline for insomnia DOI: https://doi.org/10.1016/S2215-0366(21)00309-9
Wilt TJ et al. (2016, updated analyses 포함) Pharmacologic Treatment of Insomnia Disorder PMID: 27136449
